Lectio III. 동수저가 된 흙수저의 비애

 P.46 

     정무관에 오를 수 있는 권리는 자유인중에서도 오직 인제누우스에게만 주어졌습니다. 

     정무관이라는 직책이 사실 무보수에 고작 임기 1년의 명예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지만, 로마시대의 공직이란 봉사직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정무관이 되려면 무조건 국 복무를 마쳐야 했다는 점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정무관이란 각각 일정 수준이상의 주요권한을 보유하였고, 자신보다 낮은 서열에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높은 직급의 당시 공무원들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철학에 의해 리더십을 위한 도덕적 의무나 사회적 책임을 다 했습니다. 한 기사에 따르면,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과도 같았기 때문에 평민들은 귀족들에게 불만을 가질 수 없었다고 합니다. 또, 로마 귀족의 강한 의무감은 어린 후계자만 남기고 일족이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파비우스 가문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귀족들은 사회공헌에도 매우 힘을 썻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공시설의 복구나 건축을 위하여 개인재산을 베푸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며 빈곤이나 다음 세대를 위한 기부도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기록을 인용하자면, ‘플라미니우스 경기장 다음으로 큰 피해를 입은 공공 건축물은 그 바로 북쪽에 있었던 아우구스투스의 '옥타비아 회랑'(포르티쿠스 옥타비아)과 카이사르가 건설한 '사이프타 율리아'였던 모양이다. 이런 공공 건축물을 복구하기 위해 티투스 황제가 먼저 개인 재산을 내놓았다. 그러자 로마의 부유층도 다투어 돈을 기부했다. 공공 건축물 복구비는 모두 이런 기부금으로 충당되었다. 공공사업에 돈을 기부하는 것은 로마인들에게는 요즘 말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존경받는 사람의 의무)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합니다. 이렇듯이 로마제국은 상류층이 먼저 나서서 사회공헌에 이바지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습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2020년의 선진국인 대한민국이 고대 로마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깊은 회의감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 이 사회의 주인은 모든 민중입니다. 하지만 그 사회를 이끄는 이는 모두나 대다수도 아닌 소수입니다. 그들을 이끄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단 그들 모두가 인정받을 만한 능력과 그에 따른 책임의식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상류의 탄생'에 따르면 이러한 이들을 상류라고 정의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상류층을 바라보면, 능력과 책임의식은 커녕 그들끼리의 싸움이 일어나고, 빈민을 구제하는 손길은 없습니다. 자신을 최우선에 두고 부와 명예를 과시합니다. ‘낙하산인사'라는 개념이 21세기 정치학대사전에 기재될 정도로 우리는 책임의식은 없으며 전통이라는 듯이 이를 이해하고 추진합니다. 공정과 정의는 사라진 지 오래이며 다들 자신의 대를 이어 부를 축적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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